
가사
늘 걷던 길을 걷고 있어 가던 길 사이의 자라난 푸르디푸른 풀들 길 사이에 피어난 강인한 길 꽃들 늘 걷던 길을 걷고 있어 오늘은 조금 다르게 걸어 천천히, 천천히 여유롭게 길가를 두리번 둘러보며 늘 걷던 길을 걷고 있어 항상, 늘, 같기만 했던 길 지금은 좀 달리 느껴진 길 천천히 걷다보니 보여 여기저기 못 보던, 것들이 보이고 있어 보도블록 틈새로 올라오는 작은 풀 아스팔트 사이에 작게 피어난 꽃 평소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고 있어 천천히 걷다보니 들려 고양이 울음 소리 개들의 울음 소리 지저귀는 새의 소리 평소에 들리지 않던 것들이 들리고 있어 따뜻하게 느껴지는 날이야 따스하게 느껴지는 날이야 지나고, 지나치다 보니 놀이터가 보이고 있어 삐그덕, 소리를 내는 벤치 삐그덕, 흔들리는 빈 그네 조용히 바닥에 내려온 나뭇잎 천천히 난 천천히 걸어들어가, 벤치에 조용히 잠시 앉아 혼자 남아 있는 빈 그네를 혼자 바닥에 앉은 나뭇잎 곧게 자라나 있는 나무 크게 울고 있는 매미 찾고 있나 봐, 무엇을 찾고 있나 봐, 무엇을 빈 자리, 빈 벤치, 빈 그네 비어버린 그 자리 채워지지 않던 자리 하늘을 올려다 봤어 눈부신 하늘이야 나도 모르게 눈을 찡그리고 있었어 너무 눈부신 하늘이야 직접 보면 눈부신 해 옆을 보면 예쁜 하늘 다시 고개를 내렸어 가던 길 다시 걸어야지 벤치에서 천천히 일어나 다시 갈 길로 걸어가 오늘은 조금 여유 있으니까 천천히 천천히 오늘은 괜찮으니까.
캡션
눈부신 해를 피해 옆을 보니, 예쁜 하늘이 있었습니다
프로덕션 노트
이 곡은 특별한 일이 일어난 하루를 담은 노래가 아닙니다. 늘 걷던 길을, 조금 더 천천히 걸어본 하루를 담았습니다. 평소에는 목적지만 바라보느라 지나쳤던 풀과 꽃, 새소리와 바람, 빈 벤치와 흔들리는 그네. 그것들은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조금 여유를 내어 걸었을 뿐인데,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고, 들리지 않던 것들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가사 속 '눈부신 해'는 우리가 계속 바라보던 목표일 수도 있고, '옆을 보면 예쁜 하늘'은 잠시 시선을 돌렸을 때 발견하게 되는 작은 행복일 수도 있습니다. 오늘만큼은 조금 천천히 걸어도 괜찮다고, 잠시 주변을 둘러봐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