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사
불 꺼진 창 아래 한참을 서 있다 돌아온 걸음은 늘 늦기만 했죠 아무 일 없다는 얼굴을 하고서 다 지나간 듯이 문을 닫았겠죠 젖은 옷깃마다 묵은 밤이 묻어 다 하지 못한 말 주머니속에 남아 한 사람 몫으로 버텨온 시간은 고이 접은 채로 눈가에 맺히죠 나는 이제서야 그 밤을 알겠어요 참 오래 버텼죠 정말 고마워요 말없이 밝혀준 모든 저녁처럼 사라지지 않는 마음이 있으니 저 서향(瑞香)처럼 내가 있을께요 누군가 물으면 괜찮다 했겠죠 금 간 하루 위에 웃음을 얹고서 기댈 곳 없던 날 혼자 넘긴 적도 끝내 말 못 하고 지운 적도 있겠죠 조금 늦었지만 이제는 알겠어요 참 오래 버텼죠 정말 고마워요 말없이 밝혀준 모든 저녁처럼 사라지지 않는 마음이 있으니 저 서향(瑞香)처럼 내가 있을께요 참 오래 버텼죠 정말 고마워요 사라지지 않는 마음이 있으니 저 서향(瑞香)처럼 내가 있을께요 이젠, 내가 있을께요
캡션
🕯️ 참 오래 버텼죠, 정말 고마워요 이젠, 내가 있을게요.
신청 사연
평생 고생하신 엄마께 노래 한 곡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 신청자 '별밤'
프로덕션 노트
이 곡은 부모님을 생각하면서 만들었어요. 늘 늦게 들어오면서도 아무 일 없다는 얼굴을 하던, 그 모습이요. 힘든 걸 다 삼키고 "괜찮다" 하던 그 마음을 뒤늦게야 알게 됐거든요. 그 미안함과 고마움을 노래로라도 전하고 싶었어요. 제목을 '서향(瑞香)'으로 정한 데는 이유가 있어요. 서향은 멀리까지 향이 번지는 꽃이에요. 티 내지 않아도 곁에 오래 머무는 그 향이, 꼭 부모님의 사랑 같더라고요. "사라지지 않는 마음"이라는 가사도 거기서 나왔어요. 사운드는 작게 시작해서 크게 차오르도록 설계했어요. 처음엔 피아노와 나직한 목소리만 두고, 조용한 저녁처럼 담담하게요. 거기에 묵직한 첼로와 비올라를 천천히 쌓고, 후반엔 오케스트라를 한껏 풀어 벅차게 터뜨렸어요. 작게 버텨온 시간이 끝내 큰 마음으로 번지는 흐름을, 그대로 사운드에 담고 싶었거든요. 제일 마음을 둔 건 마지막 한 줄이에요. 🌿 "이젠, 내가 있을게요." 받기만 하던 사람이 이제 곁을 지키겠다고 말하는 순간이요. 이 한마디를 전하려고 만든 곡이라고 해도 될 것 같아요.
